2011년 9월 23일 금요일

손정의 회장도 두 손 든 `日 아이폰 쟁탈전`

재일동포 3세 손정의(53)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의 일본내 아이폰 독점 판매가 깨졌다. 애플의 아이폰 판매 정책이 바뀌면서 예상된 일이긴 했으나 아이폰 덕에 통신 사업을 크게 키울 수 있었던 소프트뱅크 입장에선 난감하게 됐다.

23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내달 경에 전세계적으로 발매될 애플 `아이폰5`가 일본에선 소프트뱅크 외에 KDDI를 통해서도 판매된다.

▲ 지난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애플 행사에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아이폰4를 들고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출처: 닛케이)
이를 위해 KDDI는 애플과 장기간 협상을 벌여왔으며, 올 여름경에 최종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KDDI는 자사 대리점인 au샵을 통해 이르면 내년 초에나 아이폰5를 판매할 계획이다. 아이폰5는 일본 소프트뱅크를 포함해 전세계에서 오는 10월 중순경에 발매될 예정이나 KDDI는 사용될 전파 등을 준비하느라 내년 초에나 선보이게 됐다.

KDDI는 그동안 애플과 아이폰5 판매 협상을 신중하게 추진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 내용이 외부에 유출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애플측을 감안해 조용히 진행해 왔다는 것. 하지만 애플은 이미 대부분 국가에서 아이폰 판매 채널을 확대하고 있어 이 같은 결과는 예고된 것이기도 했다.

애플은 그동안 `한 국가에선 한 개 통신사업자`에게 아이폰 판매권한을 줬으나 최근 경쟁사 구글 안드로이드폰의 점유율이 급격히 늘어나자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에선 이통사 AT&T에게만 아이폰을 공급해왔으나 지난 2월부터는 버라이즌 등으로 판매 채널을 확대하고 있다.

애플은 소프트뱅크의 통신 품질이 개선되지 않아 아이폰 브랜드 이미지가 훼손된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후발업체인 소프트뱅크는 통신 가능 지역이 협소하고 통신 품질도 상대적으로 불안했다.

무엇보다 손정의 회장과 친한 관계로 알려진 스티브 잡스 애플 회장이 얼마전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양사의 관계가 소원해진 결과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잡스와 손 회장과의 관계는 많이 알려진 사실. 지난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애플 행사에서 잡스는 기조연설 이후 손 회장과 등장하는 등 친분을 과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2006년 보다폰을 인수하며 이동통신 시장에 뒤늦게 진출했지만 아이폰 독점 판매를 내세워 고속 성장해왔다. 지난해 회계연도(2010년 4월~2011년 3월)에는 전년대비 96% 늘어난 1897억엔(한화 약 3조원) 순익을 달성하기도 했는데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

하지만 독점판매가 사실상 붕괴되면서 회사에 미칠 여파도 클 전망이다. 전날 소프트뱅크 주가는 이같은 우려가 반영돼 12% 이상 급락하기도 했다. KDDI가 아이폰 판매에 나설 경우 소프트뱅크 이용자 이탈이 예상되는 등 일본 통신업계 구도가 다시 바뀔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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